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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이야기
몸을 옷 싸이즈에 맞추지 못하는 미 보급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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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s 382
|2008.03.18
1955년경의 공군사병의 의류등 보급품은 미공군의 것을 지급받았는데
에피소드가 한 두가지가 아니었지요.
우선 그 당시의 침대는 야전 침대였었는데 지급된 침대 시트는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귀한 포플린이라는 눈 같이 흰 천으로 제작된 대형 시-트
라 야전 침대에 사용하기는 어울리지도 않고 아까워서 쓰지 않고 감추어
두었다가 제대 한 후에 혼수감으로 쓰던지 아니면 남방을 만들어 입는다고들 모두 사물통 깊숙히 보관하곤 했지요. 6. 25 끝이라 물자가 극히 부족한 시대였기 때문이기도 했겠지요....
그리고 내의는 역시 미군 물자로 천이 정말 보드러운 고급팬티와 런닝셔쓰를 지급받았는데 왠 싸이즈가 전부 대형이라 입을 수가 없었지요.
예를 들면 팬티 가랭이 넓이는 큰 사람 허리가 들어가도 반은 남을 정도의
싸이즈이니 입기도 어려워 대구시내 양키시장에서 바꾸어 입으려 해도
바꾸어 주지 않았고 결국 손수건 싸이즈로 잘라서 세탁소에서 사방을 미
싱으로 박아 썼고 런닝셔쓰는 더 말 할 수가 없었지요.
명색이 반소매 런닝이라고는 하나 압고 양 팔을 벌리면 반 소매 끝이 손등
을 덮으니 그 품은 얼마나 되었겠습니까.
궁리 끝에 런닝 제일 밑 가운데 사타구니쪽에 똑딱이를 달아 취침시에 똑딱이를 잠궈 잠옷으로 입고자는 헤프닝을 연출하곤 했지요.
그 촉감은 지금 실크 잠옷 보다 더 보드러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전쟁 직후
방위 산업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예산상 미국의 원조를 받아 나라를
운영하던 어려운 시기였으니 지금 생각하면 50년전의 그 옛날의 추억거리
가 되고 말았습니다.
또 그 당시 지급되던 화랑담배는 왜 그렇게 물렁 물렁하게 만들어 졌는지
저녁에 그렇게 큰 런닝을 걸치고 담배 알을 걸고 육백 내기 화투를 몇시간
만 치면 담배까치의 알갱이는 모두 빠지고 흰 종이만 화투 점수에 따라 왔
다 갔다하다가 담배가 떨어지면 담요 바닥에 떨어진 담배 알갱이를 종이에
말아 피웠던 세월이 지금 후배님들은 상상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 세월이 내 평생을 통하여 어느 직장 보다도 재미있었고 기억이
새록 새록 나는 것은 내 나름대로의 생각대로 실행하였고 후회되지 않은
내 인생길에 기초를 다졌던 곳이라 언제나 생각하면 기쁘고 즐거운 추억
거리가 되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허용된다면 어린 나이에 공군에 지원한 사연과 4년간의
기막힌 사연과 혼란 했던 사회에 겁없이 나선 나의 경우를 올리겠습니다.
병 43 김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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