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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이야기
제8편 중등비행 이야기
이**
|Views 1053
|2007.02.08
지상학과가 끝나고 비행이 시작되었다
학과 공부 참 끝난게 아니지 기상이 나빠 비행을 못하는 날이면 가만히 놔 둘리가 있겠는가
틈틈이 정비, 통신, 관제, 기상,그리고 공중조작과 비행안전에 대한 공부를 하였다
중등과정 역시 교관 1명당 학생 3명씩 배치되었다
초등과정에서는 비행경험이 엄청난 교수(문관: 요즘표현 군무원)분 들이셨지만
중등교관은 현역들이 담당하셨다
중등과정에서 저를 교육하신 이종관대위님 잊을 수 없다
학자풍의 외모를 가지신 젊잖은 군인 하지만 비행에 있어서는 너무도 엄격하셨다
T-37이 시동을 걸고 Taxi를 할때 부터 착륙 후 시동을 끌때까지 입에는 욕을 달고 사셨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내려서는 순간 욕은 한마디도 안하셨다 정말로 신기했다
매를 들어 내리칠때도 꼭 맞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을 하시며 몽둥이질을 하시기에
감정이 있을 수 없었고 오히려 맞는 순간에도 존경심이 생겼으니 .....
동기생중 교관 잘못 만난 동기들은 힘든 생활을 했다
특히 K중위(당시 교관중 제일 후임 나중에 공군에서 제법 잘 나거더니 준장으로 예편)는 좀 심했는데 그 조에 속한 동기생들 허벅지는 맨날 멍이 들어 있었고 매일 숙소에선 맨소래담 찜질을 할 정도였으며 솔직히 출신에 따른 편견도 가지지 않았나 할 정도의 언행도 예사로이 했다
오래전 전역을 하고 민항기 기장을 하는 친구가 사업용 조종사 면허 관계일로 교관이던 K중위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평가하는 위치가 되어 만났는데 얼마나 맺힌게 있었으면 모른채 하고 더 엄격히 심사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여간 로카피스 회원님들은 이해 하시겠지요 아마 현역시절 꼽창부린 고참들 조심해야 하는데
중등비행역시 처음에는 관숙비행으로 부터 시작이다 콘크리트로 잘 다듬어진 주기장 유도로등등
속이 확 트이는게 대전비행장은 어린이 놀이터 수준처럼 느껴졌다
예쁜색으로 도장된 깔끔한 T-37이 활주로에 진입한 후 Full power로 올리면 앞선 몇대에서 뿜어나오는 열기로 인해 앞이 가물가물 한대씩 주루룩 밀려나가 사뿐히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이
뒤에서 보면 장관이다 그무슨 화살을 쏘는 모습이랄까 숑하고 뜨면 gear를 살짝 집어넣고 구름속으로 사라진다 내가 탄 Neptune46(call sign)호는 남해대교 상공을 지나자 구름속으로 들어갔다
잠시 구름층을 뚫고 지나가자 그 위는 정말로 장관이었다 서서히 수평자세를 잡기 시작하더니 교관님께서 잘 봐라 하시며 시범에 들어가셨다 바다가 뒤집히고 하늘이 거꾸로 보이길 수차례 몸에는 엄청난 G가 가해지기 시작했다 +G상태에서는 눈앞이 캄캄해지다가 잠시후면 하늘이 보이고 특히 -G상태에서는 똥구멍(죄송)에서부터 머리로 모든게 올라가는 느낌이 되며 Red out현상으로 눈앞이 빨갛게 보이며 뱃속 음식물들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경험을 하다보니 드디어 비행 멀미가 일기 시작했다 순간 계기판 앞 시계만 쳐다 봤다 언제 착륙할 지 시간아 빨리 지나가거라 하면서 구름사이로 보이는 다도해의 모습도 싫고 모든게 다 싫었다 아이구 그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졌다
비행 멀미란게 참 이상하다 자기가 조종을 하면 못 느끼는데 다른사람이 조종할때는 나는게
동기생중 어떤 친구는 F-86분대장까지 마치고 팬텀으로 기종전환 후 첫날 비행중 준비한 비닐에 토했다고 들었는데 이상하리 만큼 직접 몰지 않으면 멀미가 항상 따라다녔다
가까스로 활주로가 보이길래 목구멍가지 올라오는 뱃속내용물을 삼키느라 갖은 고생후 착륙하고 보니 다른놈들도 모두 나와 같은 경험을 하였고 산소마스크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친구들도 있었다
처음엔 JP-4항공유 냄새만 맡아도 속이 울렁거려 참기어려운 나날의 연속이었지만 차츰 내가 몰기 시작하니 멀미는 언제 그랬냐는듯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젯트훈련기의 매력에 속빠져들었다 지상에서의 Taxing은 초등에서도 매일 지적 받았는데 중등과정에서도 고쳐지질 않았다 늘 비행을 마치고 주기장에 들어와 parking을 할때도 다른 항공기처럼 열이 맞지도 않아 정비사들이 밀어서 다시 정리하게끔 했으니...
하지만 하늘에서의 조작은 약간의 칭찬을 들었다 아마도 겁이 없이 비행을 했는 탓인가 보다
그럭저럭 어렵다고 느껴지던 착륙도 이젠 서서히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특히 측풍이 불는날 착륙은 풍속을 많이 고려하여야 한다 쇳덩이로 만든 비행기이지만 옆바람이 불어대는 날이면 상당히 영향을 많이 받아 정상정인 방법으로는 착륙이 힘들기에 게걸음 착륙이라는 방법을 쓰게되는데 하면 할 수록 요령이 늘어 재미가 솔솔했다 Touch & go를 할 시 재이륙해서 close patten으로 들어가는데 이순간은 완전히 감각으로 익혀야 한다 비행장에 근무하신분들은 많이들 보셨겠지만 착륙하려던 항공기가 활주로에 한번 닿은후 다시 이륙해서 Down wind 장주로 올라가는 비행방법
이순간은 과도한 G의 영향으로 앞이 보이질 않는 상태에서 일정한 고도가 되어 방향을 잡고 보면 활주로와 역방향으로 평행선이되는 상태로 유지를 해야 하는데... 다시 speed break 넣고 gear를 내리고 Flap을 내리면서 관제탑과 교신 (neptune46 gear check full stop)하고 나면 최종선회위치에 도달하기에 활주로와의 진입각도를 유지하면서 착륙자세로 들어가는데 모든 절차가 끊임없는 반복훈련을 통해서 한치의 착오나 머뭇거림이 없이 이뤄져야하는 바쁜 순간들이지만 그런데로 잘 해 낼 수 있었다 중등과정의 에피소드 한번 더하고 고난의 길로 가는 내모습을 올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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