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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런 준비가 안됐는데… 사회는 그만 일하라 하네요”[문화일보 창간 34주년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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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30
■ 창간 34주년 특집 - 베이비붐 1세대 ‘인생 2막’ 리포트
(1) 당신의 노후는 안녕하십니까? - 남녀 1000명 설문
“경제활동 안해” 63.8%
“생활비 모자라” 72.9%
“은퇴후 일하려 했다” 51.7%
“준비 부족한채 퇴직” 73.9%
대책없이 불안한 노후로 진입
“경제난 가장 힘들어” 36.5%
“주 소득원 공적연금” 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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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구조 면에서 2025년은 한국 사회에 중대 변곡점이다.
베이비붐 시대를 열어젖힌 1955년생이 만 70세에 진입하고 ‘86세대’가 법정 노인연령인 65세에 접어든 해다.
1955∼1963년생인 베이비붐 1세대는 약 700만 명으로, 95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2세대(1964∼1974년생)와 함께
가장 규모가 큰 인구집단이다.
이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절대빈곤에 시달리지 않고 고도성장의 수혜를 입었지만,
출생과 동시에 ‘단군 이래 최고 경쟁률’에 놓였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와 극단적 양극화, 21세기 정보기술(IT) 혁명은
모든 것을 ‘리셋(reset)’하는 충격이었다.
이들의 중년은 변화를 따라가고 살아남기 위한, 숨 돌릴 틈 없는 시간이었다.
베이비붐 1세대가 어느덧 노인 연령에 도달했지만, 어깨 위의 짐은 여전하다. 이들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 세대의
부양을 받지 못하는 첫 세대로 여겨진다. 언제 끝날지, 얼마나 혹독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마지막 생존경쟁이 이들 앞에 놓인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력군으로 몸 바친 베이비붐 1세대의 불행은 곧 한국 사회의 불행이기도 하다. 문화일보는 이들의 안녕을 살피고,
보다 나은 미래를 열기위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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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로 여겨지는 1955∼1963년생 베이비붐 1세대.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진행한 패널조사에서 이들 10명 중 7명은 자신의 은퇴 준비가 부족했다고 평가하고 있었다.
현재 노후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응답도 70%를 넘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단군 이래 최고 경쟁률’에 일생을 시달려 온 베이비붐 1세대가
준비가 덜 된 채로 은퇴해 불안한 노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 현재 경제활동 여부를 묻자 응답자의 63.8%가 ‘완전히 은퇴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36.2%는 ‘재취업 또는 창업을 통해 계속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완전 은퇴자는 여성(73.2%)과 월 가구소득 200만 원 미만(79.7%)에서 특히 높았다.
이는 은퇴 후 경제활동에 대해 은퇴 전에 가졌던 생각과 다소 차이가 있다.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할 계획이었다’는 응답자는 51.7%, ‘은퇴 후에는 쉬고 싶었다’는 응답자는 29.5%였다.
일하겠다는 의지에 비해 실제로 일하고 있는 비율이 적음을 유추할 수 있다.
그나마도 단기 일자리 위주였다. 은퇴 후 주당 경제활동 시간을 보면 ‘40시간 이상’이라는 응답은 28.2%에 불과했다.
‘20∼40시간’이 35.4%, ‘20시간 미만’이 36.4%였다.
‘스스로 은퇴를 얼마나 준비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3.9%가 ‘부족했다’고 답했다.
‘매우 부족했다’가 23.7%, ‘다소 부족했다’가 50.2%였다. ‘충분했다’는 응답은 26.1%에 그쳤다.
‘부족했다’는 응답은 1인 가구(79.7%), 월 가구소득 200만 원 미만(90.8%)과 200만∼400만 원(80.5%) 층에서 더 높았다.
준비 안 된 은퇴는 경제적 압박으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현재 노후 생활비가 충분하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72.9%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다소 부족하다’가 49.7%였고, ‘매우 부족하다’도 23.2%에 달했다.
‘충분하다’는 응답은 27.1%에 그쳤다. 부족하다는 응답은 인천·경기(82.0%) 거주자와 현재도 계속 일하고 있다는 응답자(82.9%)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은퇴 후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질문에서도 ‘경제 문제’를 꼽은 응답이 36.5%로, ‘건강 문제’(29.4%)보다 높았다.
은퇴 후 주요 소득원을 묻자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꼽은 응답이 45.3%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자산 소득’ 13.1%, ‘재취업·창업 소득’ 12.7%, ‘개인연금’ 11.5%, ‘퇴직금’ 7.3%, ‘자녀·가족의 지원’ 5.1% 순이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퇴 전 월평균 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이 40%대 초반에 불과한 상황에서, 공적연금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가용현금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듯, ‘다시 은퇴 준비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일에 가장 신경 쓰겠느냐’고 묻자 ‘노후 자금을 많이 확보하겠다’는
답이 36.4%로 가장 많았다. ‘건강 관리를 열심히 하겠다’ 30.9%, ‘재취업·창업 관련 기술을 배우겠다’ 18.5%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은퇴 후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항목은 ‘의료비’와 ‘주거비’가 각 19.9%였고 ‘경조사비 등 품위유지비’ 15.0%, ‘생필품·식비 등 생활비’
13.9%, ‘세금·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가 12.3% 순으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 빼거나 줄일 수 없는 ‘필수 지출’ 항목이다.
경제적으로 팍팍한 삶은 베이비붐 1세대가 기대했던 게 아니다. 은퇴 후 삶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만족한다’는 응답이 55.1%로 과반을
차지했지만, ‘불만족한다’는 응답도 44.9%로 만만찮게 높았다. 은퇴 후 하고 싶었던 활동이나 취미를 묻자 60.9%가 ‘여행’을, 14.7%가
‘운동·건강관리’를 꼽았다. 그러나 현재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활동이나 취미를 묻자 ‘여행’이라고 한 응답은 7.5%로,
‘운동·건강관리’(31.0%)와 ‘TV·영상 시청’(19.4%) 등에 크게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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