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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어디를 가느냐고 묻는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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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2

길이 어디를 가느냐고 묻는다


내가 가야만 하는 길인지도 모르면서
정겨운 황톳길 지나
노란띠 두른 검은색 포장도로로 접어들었다.
갑자기 길이 어디를 가느냐고 묻는다.
어디를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나는
덜컥 겁이 나서 뒷걸음질치다가
다른 길을 따라 빠르게 걸었다.

멀뚱거리는 짙은 감색 같은 제복의
빨강 신호등 지나고 갈림길이 나타나자
길은 또다시 나에게 물었다.
얼마나 빨리 걸었느냐고 한다.
갑자기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이 혼미해지도록
목까지 숨이 차오르도록 뛰고 또 뛰었다.
누군가가 따라올 것만 같아서
더욱 빠르게 달렸다.

어느 순간 갑자기 쓰러질 것만 같았지만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 달렸다.
운 좋게 솔 향기 그윽한 산길로 접어들었다.
더는 뛸 필요가 없는 것 같아서 잠시 멈추어 섰다.
그러자 길은 왜 섰느냐고 묻는다.
다시 뛰어야 한다고 재촉을 한다.

하지만,
다시는 앞으로 가지 않겠다는 생각에
뒷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숨이 자자 든다.
찬물에 심장을 헹굴 만큼 여유가 생겼다.
시리도록 맑은 하늘이 보인다.
갑자기 검은 수채화가 차갑게 느껴진다.
마음은 시원함을 느낀다.
지친 세월은 눈물로 목마른 영혼을 목욕시킨다.
 

  • 김태부 2013.05.23 18:15:34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글이군요...
    감사합니다.
  • 김영재 2013.05.23 08:49:14
    마지막 부분
    "지친 세월은 눈물로 목마른 영혼을 목욕시킨다"
    어떻게 이런 단어로 문장을 만드는지...
    작가들의 상상력 대단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조동열 2013.05.23 09:30:42
    인생살이를 발 표현한것 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두왕수 2013.05.23 09:39:04
    이것이 인생인가요 ?